
마을회관 구석, 작은 방석에 동그랗게 모인 아이들. 그 가운데, 하얀 머리와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책 없이도, 목소리 하나로 숲도 만들고 용도 부르고, 아이들 마음에 상상의 씨앗을 뿌리는 분이죠. 매주 수요일 오후, 마을 아이들은 이 이야기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오늘은 ‘이야기 할머니’와 아이들 사이에서 싹튼 따뜻한 감동의 순간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야기 시간이 시작된 계기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이 우리 마을에 시작된 건 지역 아동센터의 작은 제안에서였어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며 방과 후 돌봄 시간이 필요해졌고, 그 시간을 따뜻하게 채워줄 무언가를 고민하던 중 ‘노인의 지혜’와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옛이야기 시간을 제안한 거죠. 그때 마을의 김순자 할머니(76세)가 손을 번쩍 들며 시작된 첫 모임이, 어느새 3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 방식
김 할머니는 책을 들고 오지 않으세요. 이야기는 모두 머릿속에 있죠. 아이들을 앞에 두고 숨을 고르며 “옛날 옛적에~” 하고 입을 떼면, 금세 마법 같은 분위기가 펼쳐져요. 아래는 김 할머니만의 특별한 이야기 방식입니다.
| 요소 | 설명 |
|---|---|
| 입체 음성 | 인물에 따라 목소리 톤을 다르게 설정 |
| 몸짓 활용 | 동물 흉내, 손짓 발짓으로 몰입 유도 |
| 질문 던지기 | “넌 어떻게 할래?” 질문으로 참여 유도 |
| 옛말 섞기 | ‘심봤다’ 같은 사투리·속담 자연스레 사용 |
이 방식 덕분에 아이들은 책보다 더 집중하게 되고, 이야기가 끝나도 “하나만 더요!”를 외치곤 해요.
아이들의 반응과 변화
처음엔 시끄럽고 산만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방석 위에 얌전히 앉아 할머니가 오시기만을 기다려요.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엔 “난 장군이 되고 싶어”, “옛날엔 진짜 그런 일이 있었어?”라며 상상의 나래를 펴죠.
- ● 표현력 향상: 이야기를 듣고 나서 짧은 감상문 쓰기를 통해 문장력이 좋아졌어요.
- ● 공감 능력 성장: 인물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다는 학부모 평가
- ● 정서 안정: 조용한 아이들이 이야기 시간엔 먼저 손을 들고 질문해요
무엇보다 큰 변화는, 아이들 스스로가 “이야기 듣는 날이 제일 좋아요”라고 말한다는 거예요. 그 말 한마디에 할머니는 늘 눈시울을 붉히세요.
학부모들이 말하는 효과
이야기 시간이 계속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요. “아이의 말투가 부드러워졌어요”, “예전엔 만화만 보더니 이제는 옛날이야기를 해달래요” 같은 반응들이죠. 특히 독서를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야기 할머니가 아이 정서의 ‘쉼표’ 역할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학교나 학원에선 배우기 힘든 인성 교육이죠.” 이야기 속 인물과 상황을 스스로 정리해보는 과정은 사고력뿐 아니라 정서적 감수성까지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이야기 할머니 사업의 가치
한국전통문화전당이나 한국문화원연합회 등에서 운영하는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은 단순히 노인의 역할 제공이 아니라, 세대 간의 단절을 해소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로 주목받고 있어요.
| 측면 | 효과 |
|---|---|
| 아동 | 정서 발달, 어휘력 향상, 상상력 자극 |
| 노인 | 사회적 소속감, 자존감 회복, 고독감 완화 |
| 지역사회 | 세대 융합, 지역 정체성 강화 |
무엇보다도 이 사업은 ‘사람의 경험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가장 인간적인 연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방법
모두가 이야기 할머니가 될 수는 없지만, 이 따뜻한 문화에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아래는 우리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참여 방식입니다.
- ● 지역센터의 이야기 시간 참여하기
- ● 아이와 함께 옛이야기 읽기
- ● 노인 대상 디지털 사용 교육 도우미 활동
- ● 지역 도서관에 이야기 시간 제안하기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는 세대도, 시간도 뛰어넘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Q&A
Q1. 이야기 할머니가 되기 위해선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요?
A. 만 56세 이상 여성으로,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면접을 거친 뒤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등에서 운영합니다.
Q2. 이야기 시간은 얼마나 자주 열리나요?
A. 대부분 주 1회, 정해진 시간에 지역 센터나 도서관 등에서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Q3.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내용은 어떤 종류인가요?
A. 전래동화, 지역 민담, 속담 이야기 등 구전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룹니다.
Q4. 우리 아이도 참여할 수 있나요?
A. 만 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특히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효과가 큽니다.
Q5.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나요?
A. 지역 문화재단, 아동센터, 도서관 등과 연계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모사업을 통해 후원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누군가는 꼭 젊고 세련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말투가 느리고 손이 떨려도, 인생의 깊이가 담긴 목소리는 아이들의 가슴에 더 오래 남죠. 김순자 할머니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게 울리는 목소리가 한 마을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깨닫게 됩니다. 오래된 이야기도, 오래된 사람이 전하면 새로운 울림이 된다는 것을.


